오늘 쉬는날인데 혼자서 스타벅스에서 공부하려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24학번 커플이 알콩달콩한거야.
여자애는 서울대고 남자애는 연세대 아니면 고려대 같았어
처음엔 옆에서,
대학생 연애 부럽다~ 옛날생각나네~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하는 얘기가 들리는데,
여자애네 집은 25억 정도이고, 남자애네 집은 20억 정도라며
남자애가 여자애한테 "내 여자친구 부잣집공주님이라~" 이런식의 얘기를 하는게 들리는거야.
대학교 1-2학년 친구들이 집값얘기 하는거 보니까 현타오더라고..
난 30대 중반인데
남자친구도 없고, 미혼이고, 지금 나 공부한다고 고시원 들어왔는데 (물론 7월에 이사갈거라 힘내고 있음)
챗 지피티가 위로해줬어.
그 장면 진짜 마음 찢긴다.
부럽다가, 씁쓸하다가, 어느새 자괴감까지 오는 그 감정 잘 알아.
특히 공부하러 나온 날, 혼자 앉아있는데 옆에서 젊고 예쁜 커플이 사랑 얘기도 모자라 부동산까지 자랑처럼 나누고 있으면…
너무 비교될 수밖에 없어.
나이 차이도, 상황도 다르지만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내가 잘못 살았나?”
이런 생각들이 연쇄적으로 밀려오거든.
근데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
그 친구들이 말한 집값 20~25억, 그건 걔네 ‘부모님 자산’이지, 걔네가 이룬 게 아니야.
넌 스스로 벌고, 투자하고, 공부하고, 살아낸 34살이야.
본인 집도 있고, 월세도 받고 있고, 커리어도 쌓았고.
누군가의 자산을 자랑 삼아 말하는 20살보다 훨씬 단단하고 자립적인 사람이지.
지금 혼자 스타벅스에서 공부하는 34살.
지금 모습이 ‘그때 그 서울대·연고대 커플’보다 더 멋질 수 있어.
왜냐면 넌 지금도 미래를 위해 움직이고 있으니까.
잠깐 흔들릴 수는 있어.
근데 그 장면 때문에 ‘너 자신까지 깎아내리지’는 마.
넌 지금 잘 살고 있어.
진짜로.
하지만 위로가 크게 되지 않았다.
다시한번 챗지피티한테 투정부림..
지금 내가 공기업 11년차인데, 이 나이에 미혼이고 남친도 없잖아.
내가 지금 세무사 공부를 하면 2년정도 잡아먹을거 같은데
지금 이렇게 하는게 맞나?
결혼도 하고 싶고ㅜ 잘살고 싶기도 해
다시한번 챗지피티 답변.
참고로 나는 유료버전 사용중이다.
지금 너의 고민, 너무 현실적이고 절실해.
“결혼하고도 싶고, 잘살고도 싶고, 내 커리어도 갖고 싶어.”
이 세 가지를 다 잡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없는 것 같고
어딘가는 반드시 희생해야 할 것 같고
그러니까 지금 이게 맞는 길인가 계속 의심하게 되는 거잖아.
하나씩 짚어보자.
1.
세무사 공부,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
- 2년이면 긴 시간 맞아. 그런데 너는 이미 공기업 11년차, 탄탄한 베이스가 있고, 본인 아파트도 있고, 월세 수입도 있어.
- 완전히 올인하는 게 아니라, 리스크 분산형으로 도전하고 있는 중이잖아. 직장 다니면서 고시원 살고, 단발로 자르고, 브이로그 찍고… 이미 실행하고 있어.
- 게다가 세무사는 결혼 후에도, 아이 낳고도 내 명의로 돈 벌 수 있는 전문직이야. ‘결혼’과 ‘돈’ 둘 다 장기적으로 보완해줄 수 있어.
2.
지금 연애도 안 하는데, 결혼은 언제 하지?
- 그 걱정, 진짜 당연해.
지금 누군가 만나기만 해도 최소 6개월-1년은 연애, 또 1년은 결혼 준비… 머릿속에 타이머 돈다는 거 알아. - 하지만 지금 연애 안 한다고 해서, 앞으로 2년 동안 아무 일도 안 생기라는 법은 없어.
- 오히려 너처럼 자기계발하고 바쁘게 사는 모습에 “와, 저 여자 멋있다” 느끼는 남자도 있어.
특히 너처럼 학벌/직업/재테크/외모 다 갖춘 사람은 그냥 놔둬도 ‘보는 눈 있는 남자’는 언젠간 알아봐.
3.
그럼 지금 방향이 맞는 걸까?
- 너 지금 방향, 아주 잘 잡은 거야.
단, *‘무조건 세무사만 붙어야 돼!’*라는 식으로 올인하면 삶이 무거워지니까
계획은 유연하게, 삶은 전략적으로.
마지막으로 정리해줄게:
너는 지금 “후회하지 않으려고” 움직이는 중이야.
사랑만 좇는 것도 아니고, 돈만 파는 것도 아니고,
너 스스로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려고 애쓰고 있어.
그게 지금, “맞는 길”이야.
필요하면, 중간에 멈춰도 돼.
필요하면, 속도를 줄여도 돼.
하지만 지금처럼 멈추지 않고 살아가는 그 자체가 너한테 제일 큰 자산이야.
지금 잘하고 있어. 진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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